Learning/강의 기록

[부동산 개발] '투자 설계'에 대한 생각을 처음 해본 날

자유로운캐플 2024. 10. 20. 23:24
728x90

강의 들으러 가던 길



부산 광안리에서 활동하는 부동산 개발 업체에서 개최하는 작은 모임에 참여할 기회가 있어서 다녀왔다. 
 
자신들의 작업들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자리였다. 
 
이들은 낡고 본래의 가치가 떨어진 건물을 '저렴하게' 매입해서, 새로운 용도를 부여하고 가치를 더하는 작업을 하는 업체였다. 이걸 부동산 디벨롭이라고 하는 건가.
 
'지가 상승'을 할 만한 동네에 있는 '낡고 가치가 떨어진 물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서 부가가치를 만드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갔다. 
 
아파트 투자에 대해서만 공부해와서, 상가/빌라 수익화에 관한 강의는 처음이었다. 강의를 진행한 분은 아마도 투자 설계 및 건축 설계 디자인 담당자인 것 같았다(내가 히스토리를 알고 들었던 것이 아니라 강의자가 누군지 명확히 알지 못했다) 들은 바로는 본인이 건물, 상가 투자에 관심이 있어서 오랫동안 물건을 보고 설계하고 수익화를 해오다보니 다양한 설계가 가능해진 것 같았다. 
 
가장 먼저 인상적이었던 점은 '투자 설계'에 대한 부분이었다. 고객의 성향에 따라, 단기 투자가 필요한 사람, 장기 투자가 가능한 사람에게 추천하는 물건을 달리한다. 썩빌이나 아직 뜨지 않은 동네에서의 투자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리스크가 커 보이고 그림도 안 그려 질게 분명하다. 전문가가 보기에 이건 돈버는 자리여도 경험이 없는 사람은 선뜻 투자가 안되니 이런 사람에게는 단기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매물을 주고 수익화를 낸다. 
 
반면, 투자에 있어서 결정이 빠르고 행동력이 좋은 사람이라면 장기적인 플랜으로 더 큰 수익을 위한 작업을 추천한다. 전 정부의 유물로 남은 임대사업자 제도에 발목에 묶여 징글징글 하다면 매물을 던지고 싶어하는 건물주에게서는 급매로 건물을 산다. 이 건물을 적당히 고쳐 10년을 임대 수익을 받으며 지가 상승을 본다. 그 와중에 옆에 있는 '불법증축' 건물을 눈여겨 본다. 이 건물을 불법적인 요소가 있어서 건물 매입을 할 때 중요한 '대출'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선뜻 사람들이 사려고 하지 않는 조건을 가졌다. 이것을 사서 이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연 건물을 산 건물주다. 그럼 이 불법증축 건물이 팔리지 않아서 값을 저렴하게 넘기고 싶어할 때 이 건물도 산다. 옆 건물과 이어서 총 대지를 넓혀서 건물을 연장한다. 
 
뭐 이런 과정들이다. 이런 상황들을 보고 장기 투자 설계를 진행한다고 한다. 와우. 투자를 들어갈 때 엑싯 전략까지 그리는 것. 대체 현장 경험을 어떻게 했으면 이런 시야로 투자 설계를 할 수 있을까 싶었다. 
 
다음으로 인상적이었던 점은 '대출과 절세'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게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쓰는 방식인지는 모르겠는데, 나는 오늘 처음들었으니까 아주 재미있었다. 일단 건물을 리모델링 하는 투자를 한다고 하면, 와.. 저건 얼마가 있어야 하는거야? 이런 생각이 든다. 아무리 작아도 건물이라면 10억 가까이 있어야 할 것 같으니까. 그런데 대출을 일으켜서 한다고들 한다. 건물 대출을 어떻게 일으키는 건지 궁금했다.
 
대략적인 방법을 알려줬다. 일단 오래된 '멘션'을 사려고 한다고 쳐보자. 4가구 사는 2층짜리 미니 멘션이다. 이걸 상업공간으로 바꾸는 투자 설계를 했다. 그러면 이 집을 일단 싸게 사야한다. 오래오래오래된 멘션이고 아직 이 동네는 개발 바람이 불지 않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작업을 한다. 일단 집주인들에게 동네 시세(매우 쌈)나 그보다는 조금 더 얹어서 살것인데 팔것이냐고 물어본다. 오케이를 받고 모든 주인에게 매수 계약금을 건다. 그리고 이 주거용 건물을 주거용 건물로 탁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상가로 탁감을 받는다. 상가로 바꿀거니까. 모르겠지만, 오래된 주택으로써 가치는 없기 때문에 주택으로 탁감을 받으면 매우 작은 감평을 받을 것이지만, 입지가 좋은 동네이니 상가로 탁감을 받으면 주변 상가 시세를 감안해서 감평을 해줘서 훨씬 감평을 높게 받을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러면 건물 매가보다 탁감 감평이 높게 나올 확률이 크다. 그런데 은행에서 뭘 믿고 '지금' 주택인 건물을 '상가'로 믿고 대출을 해주겠냐는 거다. 보통 은행은 안해주는게 정상이란다. 여기서 증빙을 빡쎄게 준비한다고 한다. 진짜로 상가로 바꿀 것이기 때문에, 상가로 만들 도면, 건축사 도면, 건설 도급 계약서, 계약금 보낸 내역 등등 '우리 진심으로 상가로 공사할 준비 이만큼 마침. 이렇게 하고 상가로 건설 안하면 대출금 다 물어낼 수도 있음' 이런 의사를 전달하는 자료를 준비해서 넘긴다. (이게 사실 스킬인듯. 이분들의 집념이 보였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거의 매가에 가까운 대출금을 받아낸다고 한다. 그렇게 잔금까지 대출을 다 받으면 공사를 시작한다. 
 
이렇게 상가 건물로 리모델링을 하는데, 상가로 다 짓고 나서 2-3층을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을 한다. 이 경우 건축주가 무주택자였다고 한다. 1층에서 자기 장사를 할 거고, 주인 세대에 살고 한층은 오피스텔로 임대를 주거나 한다. 2년을 산다. 그러면, 1층 상가는 상가만으로 매도할 때, 사이즈가 작아지니까 들어오는 사람이 대출을 할 때 용이하게 만들어서 매도가 잘 되게 세팅을 하고, 2-3층은 내 1주택으로 양도세가 감면되나? 뭐 이런 과정들을 세세하게 세팅해서 절세를 돕는다. 
 
나는 취득세, 양도세 이런 법 규정을 자세하게 몰라서 앞뒤 관계를 정확히 이해하진 못했는데, 어쨌든 큰 건물을 투자할 때는 이런 비용이 덩달아 커져서 이 부분을 줄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다. 근데 이 업체에서는 그런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신경쓰는 부분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강의를 듣는 내내, 이런 투자처가 있다니 너무 멋지다...면서 침 흘리면서 들었지만, 사실 실제 현장에는 다 명암이 있을 것이다. 좋은 사례, 성공적인 것 같은 사례들만을 들었지만 사실 임대가 안 빠져서 고생하고 있는 시간들도 있을 것이고, 지가 상승을 기다리는 사이에 어떤 일들이 벌어져서 건물주가 겪는 일들 같이 들어가기 전에는 드러나지 않는 부분들도 분명히 많을 거다. 
 
내가 또 돈되는 투자처,라는 것에 눈이 돌아서 반짝반짝 하고 있으니까 같이 갔던 사장님이, 워워를 몇번이고 외치셨다. 실제 투자에 들어갔을 때 그런 시간들을 버틸 수 있는 명분이 있는가. 그것들을 보상할 만한 만족을 주는 과정인가를 분명히 되짚어 봐야 하는 것이다. 
 
애초에 투자라는 것을 돈넣고 돈따먹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면 버틸 재간이 있는 캐릭터인가 내가. 아니면 이 과정에 아주 흥미가 있어서 하는 과정들을 경험하고 싶은 것인가. 암튼, 인사이트는 확실히 있었던 시간이었다. 

728x90